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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는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다.
놀이는 성패를 따지지 않으며, 결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바로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이 나온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게 하여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새로운 과학과 예술이 가능해진다.
나의 작업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에 가깝다.
- 네덜란드 화가, 모리츠 에셔 (Maurits Escher)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은 두뇌가 명석한 학생이었을 뿐 아니라 매우 열심히 일하는 과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또한 '마법의 탄환'이라고 불리던,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가 만들어낸 최초의 완전한 합성약인 살바르산을 매독 치료제로 채택한 사람이었다.
에를리히의 ‘살바르산, 606’발명 - 디지털밸리뉴스
1910년까지만 해도 매독은 불치의 병이었다. 요즘의 에이즈만큼이나 무서웠던 병으로, 그 발병 원인이나 결과도 거의 비슷했다.이 무서운 병의 치...
www.dvnnews.com
그러나 플레밍은 연구자로 살아가는 한편 온갖 스포츠와 게임을 즐기는 데 시간을 쏟았다.
사격, 골프, 당구, 크로케, 체커, 브리지, 포커, 퀴즈게임, 탁구, 수구 등.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게임을 할 때는 통상적인 규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플레밍은 자신의 장난꾸러기 기질을 일과 후의 시간에만 발휘하지 않았다.
그는 일하면서 놀았고,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일을 가지고 놀았다.
그의 상사였던 앨름로스 라이트(Almroth Wright)는 그에게
"자넨 게임 대하듯이 연구를 대하구먼, 그러면 엄청나게 재미있겠지?"
라고 말한 적도 있다.
라이트는 플레밍에게 주의를 주려고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질투했었을 수도 있다.
어떤 의도로 말한 것이건 간에 플레밍은 기꺼이 받아들였다. 놀이는 그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과학이라는 게임 안에서 게임을 만들었다.
누군가가 그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올 때마다 그는 말했다.
미생물을 가지고 논다네
물론 이 놀이에는 아주 많은 규칙이 있지.
그런데 어느 정도 이 놀이에 익숙해지면 그 규칙을 깨뜨리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생각조차 못해본 것을 알아낼 수 있게 되지.
플레밍에게 박테리아 놀이는 뜻밖의 귀중한 것을 운좋게 발견해내는 장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플레밍의 '노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플레밍의 연구실 동료였던 V. D. 앨리슨(Allison)은 자신이 결벽증 환자처럼 군다고 플레밍이 놀리는 바람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매일 저녁 퇴근할 때마다 나는 내 자리를 치우고 더 이상 필요 없는 것들은 모두 버렸어요.
그걸 본 플레밍은 내가 주변정리에 너무 신경을 쓴다고 말하더군요.
그는 물건을 버리기 전에 2, 3주 정도 그대로 놔두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예상 밖의 재미있는 현상이 우연히 일어나지 않을까 하면서 아주 면밀하게 관찰하곤 했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가 항상 옳았어요.
흔들리는 접시를 보고 전자궤도를 연구한 리처드 파인만
심리학자인 장 피아제(Jean Piaget)가 시사하듯이 놀이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놀이는 다양한 정신적 기술을 몇 가지 방법으로 강화시킨다.
첫째, 실습놀이는 실습을 통해 기술을 향상시켜 모든 생각도구를 연마하고 발달시킨다.
십대 시절의 리처드 파인만은 일을 놀이 삼아, 또 연습 삼아 4차원 형상을 머릿속에 그리곤 했는데 이는 어떠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였다. 플레밍도 미생물 그림을 통해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향상시켰다. 화가 에셔는 벽지 안에서 이미지를 찾아내는 연습을 하여 패턴을 읽고 만드는 기술을 숙달시켰다.
둘째, 상징놀이는 어떤 한 가지가 다른 것을 의미하는 가상의 세계에 호소함으로써 유추, 모형 만들기, 연기, 감정이입 같은 생각도구들을 키워낸다.
조지아 오키프는 어린 시절 상징놀이를 즐겨했는데, 판자 두 개가 맞물린 것을 가지고 인형의 집으로 상상하며 놀았다고 한다. 그리고 플레밍은 박테리아를 물감처럼 상징적으로 사용했다.
셋째, 게임놀이는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사고하고 행동하는 규칙을 만들거나 그 규칙을 파괴하도록 가르친다.
H. 조지 웰스는 축소모형으로 자신이 고안한 전쟁게임을 즐겼다. 플레밍 역시 '세균학 게임'의 새로운 규칙을 찾아내고 창안했다.
놀이는 여타의 생각도구들을 가지고 연습하는 것 이상이다.
놀이는 '도구 자체'인 동시에 '도구의 도구'이다.
어떤 소재, 기술, 규칙을 가지고 '장난치며 노는 것'은 기발한 행동과 관찰, 참신한 생각을 낳는다.
파인만은 농담을 즐겼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장난도 곧잘 걸었다. 그는 취미생활과 일을 모두 하나의 놀이로 생각했다.
플레밍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연구와 장난스러운 놀이를 뒤섞는 파인만의 태도는 일종의 전략이었다.
너무 젊은 나이에 큰 명성을 얻은 파인만에게는 숨 막히게 만드는 기대감이 항상 따라붙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박사학위를 겨우 마칠 나이에 파인만은 학계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대한 순간, 파인만은 한 줄기 빛을 보았다.
그때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물리학 때문에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물리학 연구를 즐기지 않았느냐?
그럼 그것이 즐거운 이유가 뭐였나?
그것을 가지고 놀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했지만 그게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하냐 아니냐 하는 것과는 무관했다는 얘기죠.
오히려 그게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가 문제였을 뿐이죠. 그래서 그 태도를 계속 지켜가자는 생각을 했어요.
파인만은 이런 결정이 자신을 얼마나 빨리 흥미로운 세계로 인도할지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그로부터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어요.
구내식당에 앉아 있는데 어떤 녀석이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공중에 음식 접시를 던지더라고요.
접시가 공중으로 올라가면서 흔들거리는 게 보였죠.
나는 접시 위에 새겨진 코넬대학의 붉은색 상징이 빙글빙글 도는 걸 홀린 사람처럼 한참 쳐다보고 있었어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회전하는 접시의 움직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죠.
재미삼아 파인만은 접시 흔들림에 대한 방정식을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상대성이론, 전기역학, 양자전기역학에 파고들었다. 그는 전자 궤도가 어떻게 움직이게 되어 있는지 생각했다.
이 일이 있기 바로 직전까지도 나는 아주 좋아하던 어떤 문제와 '놀고' 있었다.
실제로는 그걸 풀고 있었던 중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쨌든 이런 문제들과 노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마치 병을 따는 것하고 비슷하다. 따기만 하면 모든 게 줄줄 흘러나오니까.
심지어는 그걸 막아볼 생각을 다 했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쓸데없이 느껴졌지만 결국 그게 중요한 것이 되었다.
내게 노벨상을 안겨준 연구성과라는 것도 알고 보면 춤추는 접시와 함께 놀았던 그 시절에서부터 시작된 거라고 할 수 있다.
-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 (Richard Feynman)
놀이 감각이란 발명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발명은 머릿속으로 하는 즐겁고도 자유로운 연상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 스미소니언 박물관 연구센터 소장, 아서 모렐라 (Arthur Molella)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발터 루돌프 헤스(Walter Rudolf Hess)는 가장 많은 의료기구를 발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역시 놀이를 할 줄 아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나면 나는 집 안팎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가지고 활이나 화살, 범선이나 비행기 모형 등을 만들곤 했다.
이런 일은 내가 손기술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감각과 창의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움직이는 모빌(mobile)로 유명한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는 놀이를 통해 공간과 그 속에서 물체가 움직이는 방식을 고찰했다. 이것은 그에게 동역학의 개념을 일깨워주었고 훗날 그가 조각미술에 혁명을 일으키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의 작업실은 작업이 진행 중인 작품과 도중에 그만둔 작품들로 항상 어질러져 있었다. 마치 플레밍의 정리되지 않은 실험실을 보는 듯했다.
그는 그것들을 치우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다가 뭔가 놀라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했다.
그랬기 때문에 칼더는 어느 것 하나 버리지도 부수지도 않았다.
그것들을 계속 놓아두고 있으면 말이죠, 어떤 변화가 여기저기서 일어나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거든요.
-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 (Alexander Calder)
놀이는 분야 간의 경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놀이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어떤 규칙이 무너지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그것을 대체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에 나오는 험프티 덤프티(Humpty-Dumpty)는 앨리스에게 'slithy'처럼 의미 없는 단어들을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해준다.
그것은 한 번에 두 가지의 의미를 전달하는 단어로, 'slithy'의 경우는 'lithe(유연한)'와 'slimy(미끈미끈한)'이라는 뜻이 다 들어 있다.
의미와 소리를 개념적으로 묶은 것이다.
동화 속의 등장인물인 매드 해터(Mad Hatter)가 하루 중의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가 아닌 한 달 중의 날짜를 알려주는 시계를 갖고 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앨리스가 지구 한가운데로 떨어졌을 때, 그곳에서는 태양이 항상 같은 자리에 있고 항상 같은 시간만을 알려준다.
오직 달이 차고 기우는 것으로 시간의 경과를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달 중의 날'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매드 해터의 시계는 놀랍게도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쇄신을 행하고 있다.
이처럼 앨리스의 모험은 모두 게임이자 놀이다.
에셔처럼 '현실을 구부리는(reality-bending) 게임'을 즐겼던 사람 중에는 펜로즈 부자(父子)가 있다.
아버지 펜로즈는 생물학자였으며 다양한 게임과 퍼즐을 즐겨 고안해냈다. 아들 로저 펜로즈는 수학자였는데 아버지와 같은 취미를 갖고 있었다. 한 번은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수학학회에 참석했을 때 그는 에셔의 전시회에 초청을 받게 되었다.
로저 펜로즈는 훗날 이렇게 회고했다.
내가 그의 작품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마치 주문에 걸려든 것만 같았다.
영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불가능'한 어떤 것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막대기 도형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배치하면서 다양한 도안을 시도했다. 그리고 결국 '불가능한 삼각형'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가장 순수한 형태 속에서 내가 추구한 어떤 불가능성을 구현해주고 있는 듯 보였다. 나는 아버지께 이 삼각형을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즉각 몇 가지 이형(異形)을 그리기 시작하시더니 끝에 가서 한 그림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끝없이 내려가기만 하는(혹은 올라가기만 하는) '불가능한 계단' 그림이었다.
창조적인 통찰은 놀이에서 나온다
의심할 바 없이 단어 게임, 보드 게임, 음악 게임, 시각 게임, 퍼즐, 장난감, 그 밖에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적 오락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 개념을 발달시킨다.
단어 게임에 관한 지식은 음악과 결정학에 응용될 수 있고, 카드게임은 통계학과 진화론에, 시각 게임은 건축과 심리학, 그리고 생화학에 필요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가 그저 재미로 해보는 놀이는 의외의 보답을 해준다.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실생활의 문제를 푸는 데 응용하거나 어떤 불가사의한 현상에서 유추를 끌어낼 수 있다.
놀이에 있어서 유일한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할 만큼 충분히 '어린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프레밍이나 파인만, 혹은 칼더나 모차르트에 매혹되는 이유는 어떤 면에서 그들이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T. H. 헉슬리의 말을 빌자면 그들은 어린아이들처럼 자연을 대했다.
이들에게 모든 것은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흥분되고 신선한 것이었다.
관습적 태도나 사고, 행동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들 모두는 파인만식으로 말하면 '창조적 무책임성'을 스스로 키웠고 그것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웠다.
자, 그렇다면 놀자! 기계나 물건이 고장 나면 일단 분해해서 그것이 그동안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아내라. 그것을 다시 조립하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그 부품들을 가지고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
좀 더 과격해질 용기가 있다면 하지 말라고 '교육받은' 일도 가끔 해보자. 이를테면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기, 진흙탕에서 뛰어다니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 충고는 문자 그대로 해석해도 되고 비유적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그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지 간에 우리는 표준적인 행동과 사고와 지각의 습성을 깨뜨려야 한다.
놀이는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우리는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창안자가 될 수 있다.
규칙에 얽매인 일이 우리가 원하는 통찰이나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때, 관습적인 생각이나 행동, 지식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의 장애가 될 때, 놀이는 이 모든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하는 재미있고 위험 없는 수단이 되며, 압박감을 주지 않는 학습과 공포를 유발하지 않는 탐험의 방식이 된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어내게 함으로써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새로운 과학과 예술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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